고촌 이종근
KOCHON CHONG-KUN LEE
송곳은 끝부터 들어간다.
송곳이 손잡이부터 들어갈 리가 없다.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고
순리가 있는 법이다. 작은 일부터 그리고 쉬운일부터 하나하나 배워
나가야지만 큰 일을 해낼 수 있다.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 송곳이 끝부터 들어가는 진리는 변하지 않는 법이다.
대우를 받으려면 대우받을 만한 일을 하라.
너무나도 당연한 이 논리를 외면하고 꾀로만 살려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종근당 가족에게는 이런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어야 하며, 또 그렇게 믿고 있다.
스스로 업주가 된 마음으로 일하라.
오늘의 업체가 사장 개인의 소유가 아님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각자가 스스로 업주가 된 마음가짐으로 업무에 임할 때 어떤 난관이든
뚫고 나갈 수 있다.
물건은 새 것이 좋고 사람은 옛 사람이 좋다.
여기에서 ‘옛사람’이란 평소 꾸준한 인간관계를 유지해 오며 진정한 마음으로
사귀어 오는 사람을 말한다. 이렇게 사귄 사람은 어떠한 위기와 난관에
직면해도 끝까지 도와주려 든다.
아랫사람을 친동생처럼 대하라.
가정이나 직장, 사회를 막론하고 아랫사람을
친동생처럼 대할 줄 모르는 사람은 덕이 없는 사람이다.
야단치고는 반드시 달래 주어라.
조금 잘못했다고 해서 야단만 치고 끝나 버린다면 도리어 감정만 사고만다.
야단치고 나서는 진정 아끼는 마음으로 달래 주어야 한다.
신념, 생각, 노력은 제각기 별도의 것이 아니다.
신념이 서면 생각을 깊이하여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이 세가지 중 어느 한 가지만 빠져도 절름발이를 면치 못한다.
사람은 평소에 은근히 진정으로 사귀어 두어라.
일상생활에서 그저 적당히 대하던 사람에게는 어떤 큰일이 생겼을 때
협력을 얻을 수 없다. 인간 상호간의 정이란 연륜과 더불어 깊어져 가는 법이다.
현실을 무시하는 사람은 무인도에서나 살기 알맞다.
격언에 ‘성인(聖人)도 시속(時俗)을 따른다’는 말이 있다.
이상만 내세우는 사람은 사라진 무지개를 찾아 헤매는 사람과 같다.
일의 폭을 넓게 펴라.
그릇이 큰 사람, 그릇이 작은 사람 등등의 말이 있다. 그릇이 큰 사람은 으레 폭을 넓게 편다. 그렇다고 ‘솜털 뽑아 제 구멍에 꽂는’ 세심한 마음가짐을 잊으라는 뜻은 아니다. 폭이 넓은 사람일수록 세심한 데가 있으며 조그마한 일부터 차근차근 해낸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 시작된다’는 격언대로 차근차근 해야만 참다운 의미에서의 폭이 생긴다.
아무리 바빠도 바늘허리에 실 매 쓰는 법 없다.
‘급할 때는 급한 대로 통한다’는 말도 없지 않다. 이 말은 급하면 급한대로 서두르니까 되더라는 뜻이다. 물론 급하다고 체념한 채 우두커니 서서 보고 있느니 보다 재빨리 달라붙어 하는 편이 백 번 낫다. 하지만 아무리 급한 일이라도 할 일은 제대로 하고 넘어가야 한다. 급한 것을 핑계삼아 대강 대강 일을 흘려 넘겨 버린다든가 마땅히 고칠 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넘어가 버려서는 안 된다.
네 귀를 맞추어라.
이 말은 앞뒤가 맞아야 한다는 진리를 구체화시킨 말로 단결의 상징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속담에 ‘도둑질도 손발이 맞아야 한다’는 말이 있듯 어떤 일을 할 때는 이리저리 맞춰 봐도 꼭 들어맞도록 완벽하게 해야 된다는 뜻이다.
우리는 약을 만드는데 그쳐선 안 된다. 우리가 만든 약을 필요로 하는 사람 곁에 항상 우리의 약이 있게 하는 사명을 지녀야 한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란 말을 일컫는 것으로 종근당의 완벽한 판매상의 기조 정신이 되고 있다.
모든 것을 역(逆)으로 생각해 봐야 한다.
어떠한 경우에도 최선과 최악의 사태가 있다. 최악의 경우를 생각해 보지 않는 자는 아전인수에 빠지게 마련이며 어떤 일에든 실패하기 일쑤이다.
책상에 앉아서 헛도장 찍지 말라.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확인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일이야 실무자가 하는 것이니까. 유능한 부하직원만 관리하면 된다는 사고방식처럼 위험스러운 것은 없다.
윗 사람이 잘 해야 아랫사람이 따른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속담이 있다. 책상만 두들기며 부하직원에게 호령만 해가지고는 능률이 오를 리 없다. 또한 윗사람은 항상 연구하고 공부해야 한다. ‘면장도 알아야 해 먹는다’는 말처럼 알지 못하고서는 윗사람 노릇을 할 수 없음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